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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나서 오랜만에 판치기를 직접 해봤다. 그런데 혼자 하려니 생각보다 여러모로 불편했다. 게임으로도 해볼 수 있을까 싶어 구글 플레이와 다른 곳을 찾아봤지만, 내가 찾는 판치기 게임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화면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한 건 아니었다. 손으로 쳐서 동전을 뒤집는 느낌을 어떻게 만들지가 먼저였다.

동전을 한 번 누르면 앞면이 뒷면으로 바뀌는 방식도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기억하는 판치기의 느낌과 달랐다. 세게 쳤을 때 멀리 움직이고, 비껴 맞으면 빙글 돌고, 판에 따라서는 동전이 책 밖으로 떨어지는 과정까지 게임 안에 남기고 싶었다. 결과만 바꾸는 대신, 그 결과가 나오는 움직임부터 만들기로 했다.

아래로 긋는 손가락을 타격으로 바꾸기

저장소에서 확인한 첫 물리 프로토타입 커밋은 2026년 9월 19일이다.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긋는 입력을 받아 스와이프의 속도와 책 위의 위치를 계산했다. 스와이프가 너무 짧거나 느리거나, 아래를 향하지 않으면 타격으로 처리하지 않도록 했다. PC에서도 같은 동작을 시험할 수 있게 마우스 드래그 입력도 붙였다.

그다음에는 동전에 한 가지 힘만 주지 않았다. 위쪽으로 띄우는 힘은 동전을 뒤집고, 타격 지점에서 바깥으로 퍼지는 힘은 동전을 옆으로 밀어낸다. 충격이 동전의 중심에서 벗어나면 회전도 생긴다. 세 요소가 함께 작용하니 같은 판에서도 어디를 얼마나 세게 치느냐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었다.

움직임이 곧 규칙이 되도록

이 선택은 보기 좋은 연출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동전이 실제로 움직이니 동전이 책 밖으로 나가는 ‘낙’을 판의 결과로 다룰 수 있었다. 한 번에 목표를 끝내는 ‘원빵’도 정해진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타격과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모든 모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스테이지와 대전이 늘어나도 타격과 물리는 함께 쓰고 각 모드가 결과를 판단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첫 프로토타입에는 흐름 검사 47개와 균형을 살펴보는 테스트 도구도 같이 들어 있었다. 코드가 실행되고 규칙이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일과, 실제 사람이 쳤을 때 재미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자동 검사를 붙였다고 손맛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물리 테스트는 출발점이고, 직접 플레이하며 감각을 조정하는 일은 계속 남았다.

2026년 9월 19일 첫 물리 프로토타입을 다시 실행해 캡처한 판치기 화면. 디버그 상태값과 네 개의 동전이 보인다.

저장소의 2026년 9월 19일 커밋(4c63c6d)을 Godot 4.7.2에서 다시 실행해 캡처한 화면이다. 당시 저장된 원본 스크린샷은 아니며, 커밋의 프로젝트를 재실행해 재현했다.

이번에는 화면만 띄워두지 않고, 그때 입력 코드가 받던 동작을 그대로 넣어봤다. 위에서 아래로 350px, 약 0.11초 동안 마우스를 그어 한 번 쳤다. 아래 세 컷은 그 입력에 반응한 실제 게임 장면이다. 읽기 어려운 디버그 수치만 숨겼고, 손 이펙트와 동전의 물리 움직임은 당시 코드 그대로다.

판치기 초기 프로토타입에서 손 모양 타격 이펙트가 책에 닿는 순간을 재현한 장면

스와이프를 놓은 직후, 손 모양 이펙트가 판을 내리치는 순간.

타격을 받은 네 개의 동전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는 판치기 초기 프로토타입 재현 장면

타격 직후 동전이 뒤집히며 떠오르고, 판 위에 그림자가 남는다.

판치기 초기 프로토타입에서 동전이 각기 다른 위치와 각도로 내려오는 장면

같은 힘을 받아도 동전마다 위치와 회전이 달라진다. 이 차이가 초기 물리 프로토타입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손맛의 출발점이다.

이후 같은 타격 물리가 발전한 모습도 함께 놓고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하다.

판치기 스테이지에서 동전을 치는 현재 게임 화면

첫 프로토타입 이후 발전한 현재 게임 화면.

돌아보면 판치기를 게임으로 만들면서 처음 선택한 건 ‘동전을 어떻게 뒤집을까’보다 ‘어떤 동작을 판치기답다고 느낄까’에 가까웠다. 화면을 누르는 순간 답을 정해두기보다, 위치와 세기에 따라 판이 달라지도록 물리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동전은 뒤집히거나 책 밖으로 나가기만 하지 않았다. 한동안 옆면으로 서 있거나, 거의 멈춘 것처럼 천천히 구르기도 했다. 다음 개발일지에서는 그 애매한 순간을 게임이 어떻게 판정하게 됐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책 위의 동전을 치는 판치기 스테이지 플레이 화면

판치기

책 위의 동전을 손바닥으로 치던 판치기를 휴대폰으로 옮기는 게임입니다. 스와이프의 위치와 세기로 동전을 뒤집습니다.

프로젝트와 전체 개발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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